Thursday, July 28, 2011

우리 `뿐` 선생님





사람은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 때.. 그 사람이 못내 아쉬울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어떤 한 사람에 대한 기억에 사로 잡혀있다..
그 때.. 사람들은 그를 `뿐선생`이라 불렀다..
그는 나에게 `뿐선생`이었고.. 
음악하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첼리스트.. `장규상`이었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장덕`에게는 `아버지`였다..


내가 그를 만난 것은 1987년이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 군대 간다고..인사를 나눈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인사를 하던 날.. 그는 대문밖으로 배웅을 하며..나를 으스러지게 안아주었다..
그 포옹속에는 미처 헤아리지 못한 많은 것들이 담겨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를 떠나 군대를 갔고..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 때가 1990년이다...
그의 딸 `장덕`이.. 약을 먹고 죽은 것도 그 때다..
나는 장덕을 잘 모른다.. 
나는 그냥.. `뿐선생의 딸`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딸이 죽고나서 그의 삶이 한 번 더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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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웃겼다...
웃긴 게 아니라.. 일상에 묶인 마음을 잠시.. 풀어놓았던 것 같다..
안으로부터 풀려나오는 자연스러운 해방감이..
`웃김`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는 매번 내 시간을 귀신같이 훔쳐갔다..
분명.. 그와함께..서너 시간이 지났는데..
한 10분 남짓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었으니까..!
그가 한 건 별로 없다..
일상을 툭툭깨는 자연스러운 말.. 몇마디..
이따금 들려주는 첼로 소리.. 그게 전부였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날 안으로부터 편안하게 해주었던 자는 그였다..
그리고... 나는 그가 그립다..

허겁지겁~~ 검색을 통해 그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니~~~~
화질이 엄청 안좋은 .. 춤동작이 담긴 `동영상` 한편하고..
이 아래 옮겨놓은 `시`같은 글  한편하고..
도 닦느라.. 전전긍긍하다.. 딸도 아들도 다 죽었다..하는
그런 조가리 몇개.. 뿐이었다..
그의 `사진`은 아무리 뒤져도 한개 뿐이었는데.. 
그것도 복사방지를 해놓아서 그나마도 가져올 수 없었다..
그래서 사진이 있는 페이지에 들어가지 않고..
구글 이미지 목록에서 쬐끄만 사진 한장을 복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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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느 날 첼로를 켜다가.. 그 소리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불가설.. 무생의 세계인.. `릭빠`를 체험한 것이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도 그가 체험한 그것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
표현하는 순간.. 그것은 그것이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어느 날..그가 깨달은 그것을... ``뿐``........이라고 하였다..
이름지을 수 없는 그것을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뿐` 선생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그는 어느 누구의 그 어떤 무엇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있`는`그`대`로..의 세계에 머무를 수 있었던 그에게...
그는 `나`의 `선생님`도 아니었고..
`장덕`의 `아버지`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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