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17, 2011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의 희망


`소유`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습니다...
신분의 역사도 그 만큼 오래되었으며.. 둘은 항상 궤를 같이합니다...
우리에게 삶이란..신분상승을 위한 투쟁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유일한 동기이고 가치이고 미덕인듯이 보입니다...
우리는 투쟁으로 얻은 그 전리품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사회질서와 법은 이것을 보장하고 지켜주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이것은 우리를 불러주는 이름이고.. 그것이 쌓여 역사가 되었습니다.....

한편.. 세상에는 소유하기 위한 이 폭력과 투쟁을 버리려는 집단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것을 다르마를 추구하는 집단..아리야상가라 부릅니다...
아리야상가가 세상에 있는 것은...
사꺄무니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언 때문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별해탈계`라 부릅니다...
별해탈계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은 자비이며..
행위의 차원에서는  비폭력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고귀함의 표본이었던 티벳이 나라를 잃었고..
그 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폭력에 희생이 되었고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티벳에서 계율이라는 것이 사라졌기 때문이라 합니다..
지금.. 티벳은 독립을 위해 투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Free Tibet을 운운합니다..
그러나 그 투쟁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신통한 것은 없습니다...
그들이 희망해야 하는 것은... 국경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희망은 `Free Tibet`이 아니라...`Free World`..`Free Earth`이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고귀한 유산인 불법(佛法)을..
세상전체로 퍼트리는 것이 그들의 의도이고 희망이고 행동이었으면 합니다..
..
잠재성이 큰 나라...인도(India)를 가로막고있는 장벽은 신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동등한 지식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떤 고귀한 이상을 세우거나.. 행동으로 옮길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인도의 수 많은 천민들은..
자신에게 허용된 유일한 생계수단인...`구걸` 밖에는 할 것이 없습니다...
자유와 원만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낭비하고 있는 것이죠...

수년전 나는...
인도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합니다...
인도의 겨울이었습니다...
한 꼬마아이가 저에게 구걸을 하였습니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기차간에서...
여섯이나.. 일곱살 쯤 되어보이는 새카만 여자아이가...
겨울인데.. 민소매 차림을 하고...
몸과 입술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그의 강한 왼팔에는 자신의 무게 절반이나 되어보이는 아이를 안고..
커다란 눈망울을  나에게 고정시키고 오른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 하나도 간수하기 어려울.. 어리고 여윈 아이였습니다...
그 날은 저에게도 추운날이었기에...
긴팔을 입고... 인도에서 구입한 사리로 몸을 둘 둘 말고 있었습니다...
좀 산다는..인도의 거리에는 많은 인도인들이..
우리의 1월같은 뚱뚱한 옷차림에 빵모자를 깊히 눌러쓰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제가 그에게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두르고 있던 사리를 벗어 감아주는 것과...
먹기위해 사두었던 음식 조각과.. 환전해두었던 인도 돈 몇푼 뿐이었습니다...

지금 세상에는..
그 때 만났던 아이와 같은 수많은 이들이 존재합니다...
한쪽에서는 수억의 인간이.. 그들이 말하는 문명의 축복을 누리지만...
한쪽에서는 수억의 사람들이 굶어죽어가거나.. 밥을 빌고 있습니다..
지식에 접근할수 있는 통로에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세상에서...
부처님에게 귀의하고 스스로를 불자(佛子)라 하는 자가..
그것을 해결할 분명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다면...
나는 불법(佛法)을 입에 올리거나...불사(佛事)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그림자가 세상 한편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자신이 불행하다는.. 남보다 못하다는.. 사치스러운 생각으로 징징댈 수 없으며...
어떤 법회에 참석하고.. 어떤 수행을 하고 있는것으로 우쭐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몸둥아리 하나 구제하기에도 벅차다구요?
내 수행하기도 바쁘다구요?
그리 말한다면...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기괴한 아이러니를 말하는 것입니다...


대중들은...자신을 압제에서 벗어나게 해 줄 정의의 용사...희망의 대리자를 상상합니다...
정의롭고.. 용감하고 씩씩한 `태권브이`를 말이지요...
그 태권브이는...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의 희망으로 우리 눈앞에 나타난 것이라 믿습니다...
크기와 의미가 달라졌을 뿐이지요...

안드로이드는 모습과 행동이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말합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토대로한 영화 `아이로봇`에 등장하는 로봇이나..
무적의 소년..아톰과 같은 존재인것이죠..
이 안드로이드는 인간 속에 숨어있는 투쟁과  폭력을 진압하고...
강한 힘으로.. 모든 권력의 중심을 대중으로 분산시키고...
새로운 다르마의 토대를 마련해 줄  용사와 같습니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기억하십니까?
아카데미에 10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8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주인공 자말은..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태어나서..
삶의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폭력에 희생되는 바람에...
한 순간에 부모를 잃고.. 처절한 환경에 내몰리게 됩니다...
내가 인도 기차간에서 만난 어린소녀와 같은 아이들이 여기에 등장합니다..
어린 아이를 한 팔에 끼고 동냥을 다닙니다..
항상 범죄와 가난에 노출되어있으며..
살기위해.. 매 순간순간...쓰레기더미에서 먹을 것을 건져야만 합니다....
어린 나이지만...정말 많은 것을 온 몸으로 겪어나가죠...



벽에 난 `구멍`이 있습니다...
두 세계 사이를 열어주는 `구멍`.. 오픈 `웹`을 통해 자말은 세상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자말에게 그 구멍은.. 저 세상..혹은 또 다른 존재를 들여다 보는 창이고...
소유함으로서가 아니라.. 공존함으로서 존재하는 방식을 열어주는 도구입니다...

사실...우리는 `자기`라는 독특한 세상의 벽에 갖혀있는 존재입니다..
서로를 열어 나누려는 용기가 없으며...
바라는 것들이 항상 `부족`하다 여기고..
크고 끊이지않는 갈증으로 고통스러워 합니다.
우리는 지금.. 자아의 갈증이 만들어낸 소유의 벽에 구멍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야 할 구멍의 수는 모두 50억개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때.. 세상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어떤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며..
유사이래..처음있는 현상이 과거의 모든 것을 변형시킬 것입니다...
지식의 격차가 좁혀지고..카스트가 사라질 것입니다...
세계의 사고는 하나의 수평선으로 이어지고..
대중은..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한 힘이 될 것입니다...
이 때 붓다다르마는... 물만난 고기처럼 자유로이 세계를 유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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